[2016.04.10]홈페이지의 변화

2016.04.10 01:19

최한철 조회 수:81

조만간 홈페이지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기로 하였다.

사실 이 홈페이지의 효용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직장 생활이 시작되고부터 느끼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단지 내가 일기를 쓰기가 힘들어서, 내가 생각하고 고민하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꾸만 다시 노력해보자는 다짐만 반복하면서, 올해의 목표에 일기를 매주 한 편 이상 쓰는 것도 넣게 되었다. 그러나 그마저도 몇 달이 안가 무너졌다. 또 노력이 부족했던 탓일까.

그러나 2004년부터 2011년까지 그다지도 열심히 내가 이 곳에 일기를 썼던 것은 딱히 내가 노력해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바로 그 행동이 내게 큰 효용을 가져다 주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색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털어놓고, 이전에 했던 생각들도 다시 읽어보고,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을 기록하고 정리하던 그 행위들이 나에게 정신적으로 큰 효용을 주었기에, 나는 딱히 의식적으로 일기를 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곳을 자꾸만 찾게 되었다.

그러나 이 홈페이지의 그러한 기존 방향성이 내게 주는 효용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나는 내가 일기를 쓰지 않을 때마다 계속해서 무언가 이유를 갖다 붙이려 하였다. 지난 1년의 기간 동안 일기를 많이 쓰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아시아로 돌아와서 업계에 한국인이 많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최근에서야 깨달은 것은 그저, 이 홈페이지가 내게 주는 효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이유는 두 가지가 있지 않나 싶다.

그 첫번째로, 예전같으면 홈페이지에 혼자 적던 고민들을 함께 털어놓고 의논할 수 있는 배우자가 생겼다. 나는 2004년부터 10년간 무척이나 외로웠다. 6개월에서 1년마다 다른 국가를 다니면서, 친구들은 점점 늘어났지만 나의 모든 생각들과 고민들을 받아줄 수 있는 친구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또한 20대 중반 이후 나뿐만 아니라 모든 친구들의 삶이 전부 치열하고 각기 다른 고민을 끌어안고 있다는 것을 점점 명확히 인식하게 되면서, 내가 그들에게 털어놓고 하소연하는 것에 대해 더욱더 삼가하게 된 점도 있다. 그러한 여정에 있어 이 홈페이지는 나의 든든한 해우소가 되어주었다. 그러나 이제는 배우자가 생겼다. 아무리 내가 못난 고민, 못난 하소연을 해도 함께 공감해주고, 고민해주고, 사색해줄 존재가 생기므로 인해 이 홈페이지가 예전에 가지던 큰 효용이 많이 퇴색되어 버렸다.

두번째로는, 2004년부터 2014년까지는 내가 실제로 많이 사색하고 고민을 해야했던 시기였다. 막연히 많은 사람들을 돕고 싶은데 그러려면 돈을 벌어야겠다면서 선택했던 일본행이었기에, 그 이후 10년 간 많은 사색들과 그에 대해 썼던 많은 일기들은 내 꿈을 더 구체화시키고, 그 계획들을 좀더 현실적으로 바꾸고, 수많은 갈래갈래로 나뉘어져있던 진로들을 좀더 세밀하게 확정시키는데 필수불가결한 과정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아직 내 최종적인 목표에 대해 고민을 끈을 놓아도 될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중간 단계, 즉 어떤 진로를 걷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떤 식으로 노력해야하는지 등에 대해서는 더 이상 고민이나 사색을 더 할 필요가 없다. 지금의 나는 내가 어떤 분야에서 어떤 노력을 해서 어떤 성공을 거두어야하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 내게 남은 과제는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느냐의 문제이지, 얼마나 열심히 사색하느냐의 문제가 아니게 되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제는 이 홈페이지가 내 사색의 장이 아닌, 노력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다. 다시 말해, 20대에는 내 꿈과 진로에 대해 계속하여 고민하던 수단이었다면, 30대에는 이미 확정한 꿈과 진로를 향해 나아가는데 필요한 노력을 도와줄 수단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단순한 일기만을 쓰는 블로그가 아닌, 내가 앞으로 내 길을 걷는데 필요한 공부들을 정리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려 한다. 그 구체적인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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