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2]울분

2007.12.13 09:50

최한철 조회 수:346



이번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고생하는 어민들.
이 외팔이 어부의 사진을 보고 울컥 눈물이 나올 뻔 했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삼성 중공업에게도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
롯데월드 이사가 놀이기구 사고로 직원의 등이 수십 센티 잘라져 쓰러져 있는데도 언론 유출로 인한 매출감소를 막기 위해 30분동안이나 911신고를 저지했다가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 때 나는 생각했다. 저 이사라는 사람을 죽이고 싶다.

요즘 연일 안타깝고 화나는 기사밖에 나오지 않는다. 놀이터 막장커플이니 뭐니 사회는 점점 문란해지고 성폭행 천국에 청소년 낙태율 세계 1위. 정치판은 여전히 개판이고 과학에선 점점 대만에조차 밀리고 있고 온갖 연쇄살인과 사건들. 신생아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던가 자식이 부모를 죽였다던가 부모가 자식을 죽였다던가.

오늘도 나는 여전히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멀리서, 울분만 삼키며 제 3자로서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구제해주고 싶은 약자가 있어도 구제해줄 수 없고 응징하고 싶은 악자가 있어도 응징할 수 있는 힘이 없다. 나는 힘이 없다. 아무런 힘도 없다.

언젠가 금융학과 통계 등의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철학과 미학이 중요하고 자신만의 논리와 삶의 철학과 기본을 구성해야 진정으로 대성할 수 있다는 친구의 옳은 말에, 나는 코웃음 치며 그런 것 따위 현학적이고 배운척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해대는 지적 유희에 불과하다고 그러한 책 100권을 읽는 것보다 아프리카의 죽어가는 아이 한명을 살리는게 더 가치있다고 윽박질렀었다. 그러나 오늘의 나는 그러한 가치 있는 철학공부를 하고 있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를 돕고 있지도 않다.

이럴 땐 정말로 힘이 있었으면 좋겠다. 힘과 영향력을 원하고 위로 올라가고 싶다. 어떤 희생을 치르고라도 사회라는 사다리의 정점에 올라가 원하는 대로 주고, 원하는 대로 징벌하고 싶다. 그리고 나의 구상에 맞춰 사회가 변화하는 것을 두눈으로 지켜보고 싶다. 썩어빠진 요소들을 근본부터 없애버리고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 싶다.

싶다. 싶다. 싶다. 언제나 허공에 메아리치는 건 '소망' 뿐이다.
7년. 7년만 더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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