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13]입대 전야

2008.01.13 01:37

최한철 조회 수:394

저 흐르는 강물 따라 모든 상념들을 씻어 흘려 버리고, 온전히 새로 시작할 수 있을까리는 생각을 한번 해본다.

인생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표를 정하고 인생 계획을 세운지 7년째가 되어 간다. 한국, 일본, 홍콩, 중국, 그리고 미국에 다다를 때까지 길지 않지만 결코 짧지도 않은 세월이었다. 이즈음에서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친다고 이야기한다면, 아직 갈 길이 먼 애송이가 부리는 어리광에 불과할까. 누구의 인생이건 각자 나름의 힘든 점이 있고 스트레스가 있는데, 혼자만 힘든 척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어찌되었건 잠시 쉬고 싶은 것은 사실이다.

계획. 계획. 계획.
매 순간 계획에 사로잡혀, 다음 학기, 다음 달, 다음 순간에는 어떠한 계획이 있는지 확인하고, 어떠한 정보를 미리 모아야하는지 확인하고, 이 다음은 어디로, 어느 국가로 짐을 싸서 이동해야하는가, 또 처음부터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하는가, 혹시나 다음학기 지원하는 곳에 불합격되어 계획이 틀어지면 어찌하는가, 그러한 강박관념이나 스트레스에서 이제는 잠시 쉬고 싶다.

하루종일 뜨거운 여름철에 군복입고 삽질을 하더라도, 추운겨울 쌓여 꽁꽁 얼어붙은 눈을 치우더라도, 육체적으로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젠 정말로 아무 생각없이, 아무 계획없이 정신적으로 편하게 2년을 보내고 싶다라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란 간사해서 막상 육체적으로 힘들면, 차라리 정신적으로 힘들어도 육체는 편안하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이것 저것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뉴욕에 다녀와서는 많은 것들을 새로이 느낄 수 있다. 2012년까지밖에 구체적이지 못하고 그 후엔 막연하던 계획도, 2026년까지 머리 속에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되었고, 내가 걸어야 할 진로가 좀더 명확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진로와는 별개로 나를 짓누르는 근원적인 고민들은 좀더 짙어졌다. 그리고 이에 대해 심도있게 생각할 시간도 가질 계획이다.

미래가 어떤 방식으로 펼쳐지건 간에, 아직 젊고, 살아온 날들보다 살아갈 날들이 많으니까, 아무리 과거에 후회하고 현재에 회의하더라도 희망차게 생활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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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9
전역한 다음날 이 글을 보았다.
"하루종일 뜨거운 여름철에 군복입고 삽질을 하더라도, 추운겨울 쌓여 꽁꽁 얼어붙은 눈을 치우더라도, 육체적으로 아무리 힘들더라도, 이젠 정말로 아무 생각없이, 아무 계획없이 정신적으로 편하게 2년을 보내고 싶다."

점잖은 척하는 미필 놈이 미쳐가지고 ㅋ
다시 군대가라면 자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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