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8.27]자신감과 잠재의식

2010.08.29 21:03

최한철 조회 수:527

나는 언젠가부터 자신감이 없을 때일수록 더더욱 자신감을 내비치고 자신에게 할수 있다고 되내이는 버릇이 생겼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내가 목표했던 바를 도달하기도 전에 자포자기해 버릴까봐 지속적으로 제3자의 입장에서 자아를 독촉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잠재의식에 성공의 씨앗을 심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흔히 정신이 육체와 언어를 지배한다고들 하지만 사실 그 역도 성립한다는 것을 많이 경험해왔다. 군대에 있을 때 대항군 훈련하다 장막이 찢어져서 수술을 받자마자 레바논 출국을 했었다. 출국 전에 수술 사실을 알리면 교체인원이 가기 때문에, 부상을 숨기고 출국 후 파병 생활을 했고, 그 바람에 후유증으로 여러달 고생하던 기간에 다른 부위에 장막이 찢어진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매일 반복되는 실제 수술부위의 후유증 때문에 새로 찢어진 곳 또한 혹시 악화되어 수술받아야하지 않는가 하는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매일 24시간 걱정하고 그 부위를 신경 쓰다 보니 어느 새부터 정말로 장막이 찢어진 듯이 뭉툭한 혹이 만져져서 결국 이렇게 되는구나, 그래도 귀국때까지 참아보자하며 철썩같이 참았는데, 한국와서 검진을 해보니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이상하게 형성된 혹일 뿐이고 흘러내린 장은 아니었다. 그로 인해 7개월동안 복대로 허리를 졸라매고 매일 설사를 하고 구토증세에 스트레스를 받던 것이 생각나서 너무나 허탈했었다.

요지는, 인간의 마음 혹은 정신이 강렬할 때 때때로 물리 세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육체를 넘어선 범위까지 영향을 주는 건 흔히 말하는 초능력인데, 이 영역에 대해서는 불가지하다고 생각하지만, 최소한 자신의 육체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영향을 줄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에 대해 일생을 바쳐 연구한 이가, 세간에는 '머피의 법칙'으로만 알려져 있는 조셉 머피 박사다. 그는 일생에 걸쳐 잠재의식과 인간의 행복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는데, 국내에도 최근엔 많이 번역되어 출판되고 있으니 읽어볼 만 하다.

나는 종교에 관한한 불가지론자다. 신이 존재하는지 안하는지에 대해서 있다, 없다가 아닌 '알수 없다'는 입장이고, 존재한다면 그건 하나님인가 알라인가 부처인가 등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각기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확증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이 얼마나 인간으로서 오만한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인간이라는 종으로써의 한계는 우주의 2%를 이해하는 단계까지라고 한다. 그 이상은 아무리 지식이 진보한다고 해도, '개'라는 종이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인수분해를 할수 없듯이 '인간'이라는 '종', 그 자체의 한계로 인해 그것이 끝이라고 한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2%밖에 알수 없는 우주, 그렇다면 그것을 창조한 신은 얼마나 심오한 존재일지 상상조차 할수 없다. 그에 대해 신은 존재한다고 떠드는 자들이나, 신은 절대 없다고 떠드는 자들이나, 양쪽 다 오만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들을 오만하다고 말하는 나조차도 오만할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기독교, 불교, 천주교, 이슬람교, 무교.. 그 어떤 가능성에도 마음을 열어놓은 채 이성과 합리로 무장하고 다양한 철학적 사색을 통해 조금이라도 진리에 가까워지려는 태도가 정말로 겸허한 태도가 아닐까?

그런 관점에서 볼때 조셉 머피 박사의 이론은 내게 또하나의 잠재적 가능성 - 그릇될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는 - 으로 다가왔다. 잠재의식 이론에 따라 각기 다른 종교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기적들도 설명할 수 있는 것을 보면, 그나마 현존하는 많은 종교에 대한 설명 중에서 그나마 일리가 있어 보인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하나의 '가능성'으로만 염두에 둘 뿐이지만, 그래도 가능성이기에 그릇될 가능성과 함께 옳을 가능성 또한 염두에 두고 그에 따라 나의 잠재의식에 각인시키기 위해 오늘도 나 자신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말들을 되뇌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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