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9.16]사색

2010.09.17 12:49

최한철 조회 수:404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삶에 대해서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해본 적이 언젠가 싶을 정도로 까마득하다.

홈페이지에 자신의 인생 목표를 떡하니 올려놓고, 보란듯이 인생 계획도 세워놓고, 매일 생각하는 바를 공개된 공간에 올리는 것은 분명히 부끄러우면서도 오만하고 파렴치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2때 이 홈페이지를 개설했던 이유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위함이었다. 나 자신만의 의지력으로 목표를 이룰 수 없다면, 그 부끄러움을,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마음을 역으로 이용하자는 심산이었다. 흔히들 무언가 꿈이 있다면 그건 남에게 널리 알릴 수록 실현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게 떡하니 계획을 올려놓고 계획대로 하지 못하면 얼마나 부끄러울까, 그 생각을 해서라도 열심히 하게 된다.

그게 18살 때의 생각이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지난 7년간은 18세때 세웠던 계획 그대로 6개국을 돌아다녀왔고, 첫 단계를 마무리할 문턱에 와 있다.

하지만 정말로 7년간 이런적은 처음이다. 일기를 반 년동안 한 페이지도 쓰지 않은 적은. 그동안 썼던 일기를 되돌아보면, 가장 일기를 많이 썼던 시기가 가장 사색을 많이 하고 가장 성숙해졌던 시기인 동시에 가장 힘든 시기이기도 했다. 중국에서, KCTC에서, 레바논에서.

5월부터 무언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자신을 다잡으려 노력해 보았다. 단지 슬럼프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건 슬럼프와 같은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무언가 본질적으로 변해버린 느낌이랄까, 나 자신이 표면적인 인간이 되어가는 기분이랄까.

너무나 현실적인 문제들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 것일까.
점점 가을이 다가온다. 이 가을내음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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