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3]연애

2010.10.14 03:45

최한철 조회 수:720

가을이 오니 주변에 연애하는 친구도 많아지고 덩달아 내 마음도 싱숭생숭해진다. 뉴욕이라 그런 것일까, 점잖치 못한 이야기도 많이 들려온다. 고백을 거절했다고 욕을 했다던가, 잘 되어가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알고 보니 1000일째된 애인이 있었다던가.

연애는 분명 아름답고 의미있는 추억으로 점철되어야하는 것인데 어째서 대부분의 연애가 상처와 아픔, 그리고 얼룩진 추억으로 끝나고 마는 것일까.

오늘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건 다름아닌 소유욕에 있지 않을까 싶다.
타인을 완전히 소유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데도, 많은 사람들, 특히 남자들은 연애를 소유와 같은 맥락에서 무의식적으로 생각하고 만다.

소유욕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연애 이전의 단계는 흥미진진하고, 상대를 소유의 객체로 보기 때문에 사귐의 단계까지 나아감에 따라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결국 소유욕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에 '소유'를 달성했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권태에 빠지고, 목적의식이 불분명해지고, 연애보다는 동성친구들과 시간보내는 것이 재미있어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끝을 향해 다가가면 소유욕에서 비롯하였기 때문에 집착이란 감정이 생겨 놓아야만 하는 끈을 놓지 않으려하고, 소유를 상실한 순간 상실감과 패배감에 번민하다 여러가지 상처를 주게 되며, 결국 시간이 지나면 기억에 남는 순간은 성취감을 느꼈던 순간, 즉 연애전부터 연애초기까지의 기간들만 비교적 퇴색되지 않고 남아 있게 된다.

물론 내가 잘났기 때문에 남 이야기를 하는 건 아니다. 나도 예전에 똑같이 겪었던 감정의 흐름들이고, 똑같이 했던 실수들과 후회들이니까.

하지만 그런 실패들과 후회들을 겪었기에, 이제는 어떻게 해야 차악이라도 선택할 수 있을지를 어렷풋하게나마 알 것 같다.

연애는 말 그대로 교제, 사람을 알아가고 배워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단순한 친구나 지인관계에서는 속속들이 알수 없는 깊은 사색들과 열정을 엿보고, 그 사람이 살아가는 세계와 바라보는 세계에 대해 알수 있는 주옥같은 배움의 기회지 않나 싶다. 책을 통해서 저자가 살아온 인생의 무게를 느끼고, 영화를 통해서 감독이 바라보는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간접경험을 할수 있다면, 연애란 '타인의 삶' 전체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체험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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