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9.01]임신이야기 5 - 조산기

2018.09.02 12:00

최한철 조회 수:19

조산기로 인해 조심하던 것도 잠시, 또 조금 느슨해져서 와이프가 한국 귀국하는 언니를 보러 맨하탄을 나갔다가 '나는 나쁜 엄마야'하면서 엉엉 울면서 들어왔다. 피가 비쳤다는 것이었다. 피가 비치면서 약간 콧물같은 것이 나오는 것은 한국에서는 이슬이 비쳤다고 하는데, 뮤커스 플러그가 빠진 것이다. 이는 자궁을 보호하는 마개같은 것으로, 빠지면 통상 24~72시간 이내에 진통이 시작된다. 물론 초산일 경우 최장 2주 후에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그때가 36주여서, 아무리 길게 잡아도 38주까지밖에 버틸 수 없는 것이었다. 조산의 기준은 37주인데, 조산을 할 경우 아기가 장기가 덜 발달해서 인큐베이터 신세를 질 수도 있고, 항문이 없어서 인공 항문을 뚫어야 할 수도 있고, 특히나 심폐 기능이 완전하지 않아 산소 보조를 해 주어야 할 수도 있다. 게다가 커서도 여러 건강 문제가 있으며, 지능 지수도 살짝 더 낮다고 한다. 그 때 그랬으면 안됐는데 와이프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야 말았다. 왜 내가 조심하라고 했는데 맨하탄까지 갔느냐고, 너무나 속이 상했다. 사실 가장 힘든 건 와이프였을텐데 말이다. 와이프는 그냥 별 말을 못하고 침대에 누워서 울기만 했다. 이 부분은 아직도 내가 후회가 된다.


어찌되었든 그 당시 마음을 다 잡고 다시 와이프를 위로해 주고, 지금부터라도 잘해서 38주까지 버텨보자고 했다. 와이프는 자꾸 골반이 아프고 뭔가 쑥 내려오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나는 회사에 3주간 재택근무를 신청해서 집에서 일하면서 회의도 화상으로 하고, 와이프는 정말 거의 24시간 누워만 있게 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이 지나서 37주를 채웠을 때, 어찌되었든 조산 기준은 채웠으니 한숨을 돌렸다. 37주 중반에 산부인과 검진을 갔는데, 아니 이게 왠 걸, 의사 선생님이 그건 뮤커스 플러그가 아니고 그냥 작은 출혈이 있었던 거란다. 


정말 그 피가 비치고 나서 선생님 말씀 들을 때까지의 열흘이 살얼음판 걷듯했는데, 이제는 아, 회사에 조금 눈치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는 일반 휴가도 무제한이긴 한데 육아 휴가를 따로 12주를 준다. 그것을 임신 중기 조산기 있을 때 3주를 휴가를 써서 재택근무를 했고, 말기 조산기인줄 알았을 때 휴가를 안 쓰고 3주를 재택근무를 했다. 그런데 조산기가 아니라고 하니 그러면 예정일이 2주나 더 남았고 해서 애매해져서, 결국 39주 정도부터 4주 휴가를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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